나의 이야기

한 여름밤의 세레나데

운우(雲雨) 2012. 7. 6. 21:40

일요일 날이다.

볼일이 있어 자전거를 타고 부용천을 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다리밑에 웬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고 그 안에서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가까히 가서 보니 어디서 왔는지 한 팀을 이룬 뺀드팀이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뺀드는 남여 혼성으로 된 팀이었고 연주는 능숙한

편이었다.

한 곡 한 곡 끝날 때마다 관중들은 열광적으로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곳에 모인 관중이 연주팀에 흠뻑 빠져 있는 듯 했다.

한 시간 반 정도의 연주가 끝나고 군중들은 열렬한 박수를 친 다음

에야 아쉬운 듯한 발걸음을 옮겼다.

연주회가 파하자 나도 사람들과 함께 휩싸여 자전거를 끌고 걸으며

옆에 걷고 있는 사람에게 물었다.

"어디서 온 뺀드입니까?"

"모르셨나 보군요. 저 사람들은 직장을 다니며 퇴근 후 모여서 연주

연습을 하는 동호회랍니다.

겨울엔 추워서 야외에서는 연주회를 할 수가 없어 여름에 이런 야외

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연주회를 하는 거랍니다."

좋은 취미를 가지고 멋진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봉사를 한다는 것, 꼭 어느 곳에 가서 땀을 흘리며 일을 해야만 봉사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여름밤 더위에 치쳐 부용천을 걸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많은 사람

들에게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 줌으로서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얼마나 멋진 봉사인가?

나는 그 일이 있고 나서 부터는 매주 일요일 부용천 연주회 장소로

자전거를 타고 간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연주회를 즐기며 연주가 끝나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박수를 받을 때마다 그들은 신이 나 더 멋진 곡으로 화답을 한다.

그러면 모인 관중은 더 뜨거운 박수로 그들에게 격려와 고마움의 표시

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 여름밤의 세레나데가 여름 밤 내내 밤하늘로 퍼져 나갈 것

이라 생각하니 공연히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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