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울산문학세미나 및 기행후기

운우(雲雨) 2012. 10. 14. 21:12

울산하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조선소라든지 공업도시라는 이미지가 먼저일 것이다.

언젠가 신문을 보며 울산이란 곳은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니란 것을 강하게 느낀 적이

있었다.

신문의 전문은 "공업도시인 울산은 중금속이라든가 화학약품과 같은 곳으로 찌들어 토

질은 물론 채소들도 사람이 먹을 수 없을 정도" 라는 것이었다.

중공업은 물론 석유화학과 같은 공업이 밀집되어 있으니 과연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

에 도달하자 마음속에 울산에 대한 이미지는 그렇게 밝게 보여지진 않았던 게 사실이었

다.

그런 울산에서 한국소설가협회에가 울산광역시의 협찬으로 문학세미나 "문학작품속에

서의 고래"를 한다고 했을 때 시큰둥 했던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한 마음으로 울산으로 향하면서도 그렇게 유쾌하진 않았다.

가는 도중에 울산광역시 언양읍에 있는 오영수 선생의 묘역에 들렸다.

이미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던 갯마을 등 100여편이 넘는 단편집을 발표한 선생이었는데

이번에 울산광역시에서 울산에 오영수 문학관을 건립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어떻든 문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사회를 밝게 해주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란 생각에 반가워할 일이라 생각했다.

가파른 산이었지만 양지바른 언덕에 묻혀 잠을 자고 있는 선생이 행복해 할 것이란 생각

을 해보았다.

80여명이 되는 후배와 친구들 또는 제자들이 찾아와 참배를 드렸으니 말이다.

참배를 마치고 세미나장인 롯데호텔 크리스탈블륨에 도착을 하니 오후 6시가 넘는 시간

이었다.

주제는 "포경사와 한국소설, 성장하는 소녀" -김형경의 (꽃피는 고래)를 중심으로

열띤 토론이 시작 되었다.

세미나가 끝나니 8시가 훨씬 넘어 있었다.

식사를 하기 전 울산광역시장의 약속이 있었다.

울산광역시에서 권위 있는 고래문학상을 제정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모두가 환영을 하는 가운데 저녁식사 시간이 시작 되었다.

마침 남동구청장이 울산에 대한 부연 설명이 있었다.

사실 얼마 전만 해도 울산은 공업도시로서 공해의 도시란 오명을 쓰고 있었던 것은 사실

이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청정 도시로 탈바꿈이 되었다는 것이다.

공단 내에 있는 개천에서는 맑은 물이 흘러 고기가 살 수가 있으며 모든 도시가 청정 도

시로 혁신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전국 도시 중에서 제일 살기 좋은 도시로 첫손가락 안에 꼽힌 도시가 울산이라는

자랑이었다.

우리나라 평균 국민 소득이 2만불 조금 넘지만 울산 시민의 평균 소득은 4만불이 넘는

다는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인 울산 공무원 연수원으로 왔다.

다음날 아침 식사를 한 후 바로 울산암각화 박물관으로 향했다.

옛날 선사시대에 살던 사람들이 바위에 파서 그린 그림들인데 대부분이 고래의 그림과

고기 그림들이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울산이 옛날부터 고래잡이의 도시였다는 것이다.

장생포라는 곳은 잡아온 고래를 처리한 곳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고래를 잡던 곳에 장생포 고래박물관이 지어져 있었다.

암각화 박물관을 보면서 울산이 얼마나 깨끗하고 유물이 많은 도시였나를 새삼 느낄 수

있었던 것도 수확이라면 소득있는 수확이었다.

울산 암각화 박물관을 나와 간 곳은 s- oil 이란 회사였다.

80만평의 대지 위에 지은 공장이었는데 엄청 큰 공장이었다.

그곳에서 공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s - oil 식당에서 점심식사 후 바다고래여행을 떠날

시간이었다.

우리가 탈 배는 웬만한 파도에도 끄떡이 없을만한 큰 배였다.

배에 타니 서울에서 온 소설가 여러분을 환영한다는 멘트가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수온이 차서 고래가 잘 나타나지를 않으니 실망을 하고 갈 수도 있다

는 것이었다.

"그러나 혹시 알아요. 서울에서 소설가 여러분이 오셨으니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고래가 나타날지도 모르지요."

그렇게 1시간 40여분을 넓은 바다로 나갔지만 고래가 나타날 조짐은 없었다.

그때였다.

선장의 멘트가 있었다.

"지금 고래가 나타나고 있어요. 모두 바다를 보세요."

사람들이 우르르 바다로 향했다.

수도 알 수 없는 참고래떼가 자신들의 수영 실력을 뽐내기라도 하듯 멋진 유영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치 바다가 온통 참고래떼로 그득한 것 같았다.

공중을 떠올라 나르는 모습은 예쁘기도 하지만 날씬한 것이 너무도 멋진 모습이었다.

함께한 작가들은 넋을 잃고 참고래떼의 모습을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고래떼만 바라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다시 1시간 반을 지나 장생포항에 도착을 하니 6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마 지금쯤 출발을 해도 서울엔 12시가 넘어야 도착이 될 것이다.

울산이란 도시의 이미지를 깨긋한 도시의 이미지로 바꾼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