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0월의 어느 멋진날 땅끝마을 해남문학기행을

운우(雲雨) 2012. 10. 23. 17:51

여행을 앞둔 전날은 언제나 어린 아이처럼 마음이 설레이게 마련이다.

얼마 전만 해도 교통이 불편해 여행을 쉽게 하지 못했던 곳으로 떠나기에 마음이 더 설레

였는지 모른다.

허나 지금은 전과 같은 설레임은 덜 하지만 여전히 여행을 한다는 것은 미지의 세계를 볼

수 있는 기회 이기에 설레임이 따르는 것은 분명하다.

오류역에서 만난 동료들과 서해고속도로를 진입하여 서해대교를 건너자니 개통 전 뛰었

던 서해대교마라톤대회가 생각이 난다.

평택에서 당진을 다녀오는 왕복 코스였는데 그 당시는 개통이 안된 다리였기에 가능한 일

이었다.

그동안 밀리던 차들이 서해대교를 넘어서니 한산한 편이다.

차는 빠른 속도로 남쪽을 향해 내 달리기 시작을 한다.

당도한 곳이 무안이란 곳이었다.

그곳은 세발낙지가 유명한 곳이라 한다.

세발낙지는 갯벌에서 잡는 것인데 낙지 치고는 그리 크지 않은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일 것

이다.

그런 낙지를 젓가락에 둘둘 말아서 참기름을 찍어 한 입에 넣고 오물 오물 씹으면 고소한

맛이 우러 나오는데 그렇게 씹은 후 삼키면 되는 것이다.

무안을 떠나 목포에 도착을 하였다.

목포는 유달산이 유명하다 하여 올라보면 좋을 것 같았으나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관계로

잠시 노적봉에만 들리기로 하였다.

노적봉에서 사진을 찍으며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의 노적봉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들을

수 있었다.

노적봉을 둘러본 뒤 해남 땅끝으로 향했다.

해남 가까히 가니 가깝게 바다가 보이고 높은 곳에 땅끝 전망대가 우뚝 서있다.

그곳에 가까히 차를 주차하고 전망대로 가니 마지막 모노레일이 대기하고 있었다.

전망대에 올라 보니 마침 해가 바다로 지고 있었다.

그리고 앞엔 확트인 바다가

"여기가 한반도 땅의 끝이다"

라고 말 하는 것 같았다.

해가 지기 시작하는 전망대를 내려와 예약해 놓은 우리가 묵을 해남 바다향기 펜션으로 향

했다.

전망대에서 꽤나 먼 거리의 펜션이었는데 도착을 하니 어둠이 짙게 드리운 시간었다.

펜션에 여장을 풀고 나오니 숙소 앞에 비닐로 지은 고기 굽는 하우스로 주인 여사장이 안내

를 한다.

5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사람이었는데 매우 친절한 품위 있어 보이는 여인네였다.

아마 번화한 도회지를 떠나 공기 맑고 한적한 곳에서 여생을 보낼 요량으로 왔을 것이란 생

각이 들었다.

가져온 삼겹살과 오리구이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니 여주인이 나무 난로에 구운 따끈한 군

고구마를 사람 수에 마추어 준다.

달콤한 군고마의 특유의 맛이 여행지에서 먹는 것이라서 그런지 더욱 미각을 돋군다.

식사가 끝난 후 갯벌로 나갔다.

칠흑 같은 갯벌은 썰물 때라 물이 빠져 들어 가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박인수 선생이 작은 전등과 비닐은 준비 해와 고동과 바다 다슬기를 주울 수 있었다.

갯벌은 썰물 때여서 넓은 바다가 황량해 보였지만 하늘엔 기라성 같은 별들이 수도 없이 떠

있는 말 그대로 별천지였다.

땅끝마을 바닷가 갯벌에서 보는 별은 특별한 별 같다.

그동안 도회지에서는 볼 수도 없던 무수한 별들을 실컷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늘에 떠 있는 수도 알 수 없는 별들이 갯벌 아래로 쏟아져 내리는 것 같은 착각

이 들 정도였다.

갯벌에서 돌아온 후 씻고 잠을 청해본다.

그러나 여행지에서의 잠은 그리 쉽게 들지 않는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다 잠시 잠이 들었나 보다.

눈을 뜨니 3시 30분경이다.

나만이 아니고 모두가 잠을 설친 것 같다.

부지런한 장선생의 활약으로 아침을 먹고 박선생과 갯벌에 나가니 아주머니들이 갯벌에서

부지런히 무엇을 줍고 있었다.

가까히 가보니 어젯밤 우리가 줍던 고동을 줍고 있었다.

질퍽이는 갯벌을 빠져 나오니 마른 풀들이 바람에 나부끼는 것을 보며 땅끝 마을에도 가을은

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바람에 불리는 누렇게 마른 풀들과 물이 빠진 갯벌이 별안간 삭막해 보인다.

숙소에 들어와 서둘러 짐을 챙겨 여주인과 작별을 고하고 두륜산 대흥사로 향했다.

대흥사는 상당히 경내가 넓은 절이었다.

조선조 현종 때 창건한 절이라 하니 약 350여년이 될 것이었다.

두륜산 대흥사는 입구에서 들어가는 길이 꽤 먼 거리였다.

들어가는 길 옆으로 나무숲이 빽빽 했지만 특이한 것은 몇백년씩 됨직한 동백나무들이 많다

는 것이었다.

이른 봄에 온다면 만발하게 피었을 동백꽃을 실컷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대흥사를 뒤로하고 다음 코스는 케이블카를 타고 두륜산 정상을 오르는 일이었다.

오르는데 8분 정도 걸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까지 약 10여분 오르니 태풍으로 인하여

전망대에는 들어 갈 수가 없었고 고계봉 정상에서 회원들과 몇 컷의 사진을 찍고 내려왔다.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코스인 윤선도 유적지였다.

유적지를 돌아 보고 마지막으로 녹우단을 돌아보려 갔더니 공사 중이라는 팻말이 있었고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아쉬웠지만 그 위에 수령이 500년 되었다는 은행나무와 200여년 되었다는 소나무에서 사진

을 찍으며 아쉬움을 달랜 뒤 시간이 없는 관계로 비자나무 숲을 겉만 살짝 보고 돌아 설 수밖

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