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경주 동리목월문학상 시상식을 마치고....

운우(雲雨) 2012. 12. 10. 08:19

누군가 일어나라고 외치는 소리에 깜짝 놀라 깨었다.

눈을 비비고 둘러 보아도 소리를 지른 사람은 보이질 않는다.

오늘 경주 동리목월 문학상 시상식에 가기로 해서 늦잠을 잘까봐

신경을 너무 써서 환청을 들었나 보다.

부랴부랴 일어나 씻고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처음으로 내복을 입어봤다.

지금 것 내복을 입어보질 않았는데 새벽에 나가는 길이라 밖이 워낙 추워

내복을 입었던 것이다.

두툼하게 옷을 입고 작은 배낭을 걸머지고 밖으로 나오니 엄습하는 냉기

가 몸을 움추리게 한다.

불어 오는 바람과 뚝 떨어진 기온 때문에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게

만 느껴진다.

긴 듯한 시간이 지나자 버스가 도착을 한다.

전날 내린 눈으로 길이 얼어 미끄러운지 버스는 거북이 걸음처럼 느린 속

도로 전철역 앞에 도착을 시켜준다.

전철역은 출근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4호선을 타고 충무로에 도착을 한 후 3호선으로 갈아 타니 사람을 더욱

불어나 전철은 만원이다.

간신히 한쪽에 자리를 잡고 가다보니 목적지인 압구정역에 도착을 한다.

계단을 올라 밖으로 나오니 밖엔 눈이 내리기 시작을 한다.

제법 바닥에는 눈이 하얗게 쌓여 있다.

버스에 오르니 벌써 도착한 사람들이 좌석에 앉아 반갑게 맞이해 준다.

정원이 차자 버스는 내리는 눈을 뚫고 경주를 향하여 출발을 했다.

경주까지 가는 동안 눈이 쉴새없이 내린다.

차창 밖 산과 들은 온통 은백의 세계다.

3시쯤 경주에 도착을 하여 시간이 있는 관계로 경주 관광지를 들리기로

했다.

첨성대를 비롯하여 계림을 돌아 석빙고로 하여 안압지를 끝으로 다시

버스에 올랐다.

얼마 후 버스는 행사장인 경주호텔에 도착을 했다.

우선 우리가 묵을 방에 짐을 풀고 행사장인 2층의 거문고 홀로 갔다.

큰 홀에는 벌써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오늘의 행사 타이틀은 동리목월문학상 시상식이다.

경주 출신의 문학계 두 거봉인 김동리 선생과 박목월 선생의 문학상을

두분 선생님의 고향인 경주에서 하는 것이다.

동리문학상은 15회째였고 목월문학상은 금년에 새로 제정해 1회라는

것이었다.

많은 인사들이 나와 긴 시간을 쓴 뒤에 시상식이 거행 되었다.

동리문학상에는 이문열 선생이 수상을 했고 목월문학상은 오세영 선생

이 수상자였다.

그렇게 긴 시간이 흐른 뒤 식사가 시작 되었다.

호텔에서 나온 뷔페식 식사를 마치고 2차는 수상자인 이문열 선생과

오세영 선생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화기애애하게 시작 되었다.

그런데 같은 문학인이면서도 자리는 따로따로 뭉친다.

소설가들은 소설가들끼리 모이고 시인들끼리는 시인들끼리 모여서

이야기의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허긴 수상에 대한 이야기들이니 소설가는 수상한 작품에 대하여 이야기를

할 것이고 시인들은 수상한 시에 대한 토론을 펼칠 것이니 그럴 수밖에 없

었으리라.

2차는 그렇게 마치고 3차는 흥겨운 노래방이었다.

열심히들 흥을 풀다보니 시간은 12시가 훨씬 넘어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호텔 1층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불국사로 향한다.

다른 곳은 생략하고 다보탑과 석가탑을 보기로 했다.

석가탑은 개보수 관계로 건물에 둘러 쌓여 볼 수가 없었고 다보탑은 먼저

개보수가 끝나 깨끗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보탑에서 사진 한장을 찍고 불국사를 나왔다.

다음 행선지는 포항의 구룡포로 가서 점심을 먹기로 계획이 되어 있었는데

눈이 내리고 날씨가 추워 일정을 바꾸기로 하였다.

올라 오는 길에 강경을 들려 점심을 먹고 젓갈 쇼핑도 한다는 것이었다.

강경으로 가는 길은 지루하기만 하다.

주변은 온통 눈 세상이고 버스의 유리창은 사람이 내뿜는 입김으로 인하여

밖이 보이질 않는다.

그러니 마치 어느 공간에 갇혀 전혀 밖을 볼 수 없는 형상이니 답답할 수밖

에 없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버스는 어김 없이 논산시 강경읍에 도착을 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강경도 예외 없이 온통 하얀 눈 세상이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동태찌개와 미역국이 푸짐하게 나온다.

그리고 나머지 반찬들은 모두가 젓갈 일색이다.

그렇게 푸짐한 점심을 대접을 받고 버스는 서울을 향하여 출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