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원 / 장귀녀
오소서
메말라 터지고 갈라진 바닥 깊이
켜켜이 쌓인 오물들
말끔히 씻기어 흐르게 하소서
비 되어 오소서
구름 속에 내비친 말간 햇살에
반짝 반짝 물무늬 빛나도록
덩실 덩실 춤추어 새롭게 흐르리이다.
오소서, 오소서
쓸라미 매미합창 드높은 한 켠에
혼이 담긴 물소리 되어
겸허한 감사의 노래로 흐르리이다.
오소서, 오소서, 비 되어 오소서
한 줄기 시원한 바람 나뭇잎에 서성이는
파란 하늘 마주하고 이제는
사랑과 소망으로 넉넉히 흐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