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어우렁 더우렁(만해 한용운)

운우(雲雨) 2021. 9. 12. 05:14

어우렁 더우렁

 

와서는 가고

입고는 벗고

잡으면 놓아야 할 

윤회의 소풍 길에

우린 어이타 인연 되었을꼬,

 

봄날의 영화

꿈 인듯 접고

 

너도 가고 나도 가야 할 

그 뻔한 길

왜 왔나 싶어도

 

그래도....

아니 왔다면 후회 했겠지!

 

노다지 처럼 널린

사랑 때문에 웃고

가시 처럼 주렁한 

미움 때문에 울어도

그래도

그 소풍 아니면

우리 어이 인연 맺어졌으랴,

 

한 세상 세 살다 갈 소풍 길

원 없이 울고 웃다가

말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단 말

빈 말 안되게 

어우렁 더우렁

그렇게 살다 가보자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0) 2021.09.17
대추 한 알 / 장석주  (0) 2021.09.14
가을비  (0) 2021.09.08
슬픈 유월  (0) 2021.09.04
깊은 밤 별과 친구 되어  (0) 2021.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