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대추 한 알 / 장석주

운우(雲雨) 2021. 9. 14. 18:11

대추 한 알 /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 없다

 

저 안에 태풍 몇개 

저 안에 천둥 몇개

저 안에 벼락 몇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달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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