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
지독한 봄가뭄이었다.
그런데 어제 봄비가 내렸다.
많이 내린 비도 아니건만 뒷산이 많이 푸르러졌다.
물을 퍼다가 뿌려주어도 싹이 나지 않던 생명의 씨앗
들이 하늘에서 내린 비를 맞고 고개를 내밀었다.
같은 물이라도 수도물과 하늘에서 내리는 자연의 물과
는 다른가 보다.
무거운 땅을 헤집고 가즈런하게 얼굴을 내민 모습이 어
쩌면 경이롭기도 하고 어찌보면 앙증맞은 것이 귀엽기
도 하다.
쌀짝만 충격을 받아도 쉽게 부러지는 새싹이 무슨 힘으
로 그 무거운 흙을 헤집고 나올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
까?
그저 경이롭고 위대한 생명의 고귀함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