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의 굴절로 / 오남희
첫눈이 허공을 난다
까마득한 평행선엔
눈송이 대신
슬픔의 피사체가 맴돈다
철모르던 시절
주거니 받거니 서툰
신고산 타령에 어깨춤 추던
어느 초겨울의 하굣길
오늘따라 눈이 심란하다
예고 없이 떠나간
그 사람 텅 빈
통학로의 긴 철길은
햇살의 굴절로 스산하다
짧게 살다간
인생길의 부침이 조금씩
붉은 노을 속으로
침잠해 가고
접동새 슬픈 울음은
허공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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