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잣거리 / 오남희
겉으로 보기엔 시들을 것 같아도
시장은 생동감으로 살아
파닥이고 있다
저 질그릇같이 떠들고
외치는 모습 속엔 진솔함이
삶의 지표와 진리로 담겨 있다
일용할 양식을 구하기 위해
새벽을 밀치고 나와
낡은 의자에서
울고 웃는 고단한 하루이지만
한잔 술에 마음도 열고
세상 이야기에 감정을 폭발시키기도 한다
기와집 열두 채의
노다지 꿈이 달구어지는
바구니 모서리마다
내일을 낚는 여문 씨앗이
노을에 불타는
저작거리가 저물어 간다.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려동물 / 화운 임승진 (0) | 2019.10.17 |
---|---|
길 / 박인수 (0) | 2019.10.16 |
알람시계 / 박덕규 (0) | 2019.10.14 |
낙화 / 이형기 (0) | 2019.10.13 |
벗 (0) | 2019.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