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봉숭아

운우(雲雨) 2019. 8. 25. 19:05

봉숭아

 

 

아침에 출근하다 보니 앞집 담장에 봉숭아 꽃이

활짝 피어 있다. 밑으로는 손으로 살짝 건드리기

만 해도 톡 터질 것 같은 씨 주머니가 달려 있다.

 

 

봉숭아 꽃을 보니 문득 옛생각이 난다. 집 뒤란

에 화단이 있었다. 봄이면 여러가지의 꽃들이

피어 있었는데 다알리아 꽃이 그 중 예쁘기는 했

지만 그 중 생각이 나는 것은 봉숭아 꽃이다.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인다고 꽃을 따다가 돌로

찧어서 손톱에 얺은 후 봉숭아 잎새로 덮고 실로

칭칭 동여 매고 하룻 밤을 자고나면 손톱에 붉게

물이 들었다.

 

 

이젠 아득한 옛일이 되어 버렸지만 지금의 화학

제품으로 온통 손발을 바르는 것 보다는 순수했

던 시절이었다. 지금도 여자 손톱에 칠한 것을

보면 봉숭아 물들이던 그 시절의 생각이 아련하

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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