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들 / 오남희
밤새 소근거린 봄 소식에
깊은 잠에서 부스스 깨어나
기지개를 켜는 전령들
추위가 물러갔나봐
나뭇가지마다 따뜻한 햇살을 안고
봄바람 속에 실눈 뜬 아기들
이런 약한 추위쯤이야
제법 야무진 살가운 몸짓으로
소곤소곤 얼어붙은 대지에 속삭인다
미물들 따라 외치는 환호
술렁대는 온 누리 분주한 봄단장에
고개 숙인 칙칙한 어둠은
자만치서 힘 빠진 꽁지를 내리는데
환한 물결로 길목 길목을 청소하는
초록바람 아줌마들 환한 미소에
가슴에 뭉쳤던 설움
꼬ㅓㅊ바람으로 풀어내면서 가지마다
움추린 세포를 흔들어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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