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신발 / 오남희

운우(雲雨) 2019. 5. 2. 09:23

신발 / 오남희

 

 

현관에

여러 신발들이 놓여 있다

다양한 색갈들이

가지런히 나들이를 기다린다

 

 

오늘이란

하루를 별 생각 없이

시간 속에 묻고 마음 든

신발을 골라 나들이를 한다

 

 

나를 위해

일생을 바치는 기다림의 순애

더러움도 물불도 고단함도

가리지 않는 오직 한 길 헌신

 

 

그렇게

기다리다가 손에 잡히면

가볍게 나를 따라

세상 속으로 발길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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