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로의 철길 / 오남희
하얀 눈이 가볍게
까마득하게 긴 평행선을 돈다
삼촌과 중이짜리 숙질
눈물의 피사체
긴 철로에 앉아
새타령에 시간을 잊고
흥취에 젖어 마음 속에서 빨갛게
꽃불이 잃었던 하굣길
구름이 휘몰아친 어느 날
한치 앞을 모르는 길로
삼촌은 사라졌다
심장이 찢긴 그리움의 미로
쓰린 피눈물로
채색된 하얀 철길 위엔
속절없이 녹아든 시간 속에서
몇 십 년이 흐른 지금도
스쳐가는 바람이 윙윙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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