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우(雲雨)의 소설

"행복한 대통령"의 일부 대목중에서....

운우(雲雨) 2012. 1. 2. 15:29

 

 

 

나는 보고를 받고 즉각적인 판단을 유보한 채 생각에 잠기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소

 

지가 있었고 언제나 호시탐탐 남침을 기도하려는 북한을 생각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일본이 독도를 급습

 

하였다면 이것은 작심을 하고 행동에 옮긴 것이기 때문에 어떤 모종의 흉계가 깔려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다면

 

취임한지 1년여 밖에 안 된 한국 대통령의 통치력을 시험하려는 의도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잖아도 요즘 동해 주

 

변 정세가 심상치 않다는 보고는 받고 있었다. 일·러 간 북방 영토(러시아명 남쿠릴열도) 영유권 갈등이 고조되면서 러

 

시아군의 남하(南下) 현상이 표면화하고 있었다. 러시아 초계기가 일본 영공에 접근하면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

 

진하는 소동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또 러시아 해군 함정이 러시아령 사할린과 일본 홋카이도 사이의 소야(宗谷)해협을

 

통과해 북방영토 북쪽 해역에서 대잠수함전 훈련을 한다는 소식도 나는 알고 있었다. 소야 해협을 통과한 러시아 함정

 

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는 것이다. 러시아 공군의 전략폭격기가 일본 영공에 근접해 열도를 순회하며 무력시위를

 

벌이며 일본을 상대로 한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기도 했다.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일본은 "영토 주권을 수호

 

하겠다"고 외치며 러시아와 대치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러시아와 대치를 하고 있던 일본 함정이 돌연 영해 12마일 수

 

역을 넘어 독도를 급습을 한 것이다. 나는 언제인가 일본이 도발해 올 것이란 것을 예견을 하고 있었다. 내가 선경지명

 

이 있어 그런 것은 아니고 우익 세력이 팽창하고 있는 일본은 멀지 않은 장래에 분명 어떠한 군사적인 분쟁을 일으켜

 

국제사회에 이슈를 만들 것이란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북한 보다는 일본을 더 경계한 것이다. 지진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으로 촉발된 경제적 손실과 계속되는 자연재해로 국민의 생활은 피폐해져 불만이 고조에 이르렀고 석

 

유의 힘을 등에 업고 경제적으로 다시 일어서는 러시아의 힘은 막강해서 그들을 대적한다는 것은 피폐해진 지금의 일

 

본으로서는 피하고 싶은 일이었다. 때문에 주권 정당인 지금의 정권이 국민의 불만을 밖으로 돌려볼 생각으로 독도를

 

택할 것이란 생각은 했었다.

 

러시아와 쿠릴열도에서 대치하고 있던 일본은 한국을 러시아 보다는 만만한 상대라고 볼 것이기 때문이었다.

 

국민의 불만과 관심을 쿠릴열도 보다는 독도에 돌리려 함정을 파견해 무력으로 독도를 접수하려 했던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일본 함정을 공격하는 일은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었다. 적을 앞뒤에 놓고 전

 

쟁을 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몇 달 전이었다. 늘 서해상으로 공격을 해왔던 북한이 이번엔 동해상으로 함정을

 

동원해 공격을 해왔다. 북한의 지도자가 죽고 후계자가 등장한 가운데 경제가 더 어려워진 북한은 혼란이 가중되고 있

 

었다. 경제가 어려워지니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자 주민들은 죽음을 불사하고 탈북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

 

어 갔다. 중국과의 국경지대에서 탈북을 하다 북한군 총에 맞아 죽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고 또 작은 배로 서해상으로

 

동해상으로 탈북을 하는 사람들의 수는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 그러자 북한정권 자체 존립의 위기를 느낀 북한은

 

서해상보다 경계가 느슨했던 동해상으로 루트를 바꾸어 공격을 가해온 것이다. 이번 공격은 전쟁을 하겠다는 의도라기

 

보다는 북한 주민들의 시선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기 위함의 전략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었다. 그들은 늘 하던 대로

 

경계를 하고 있던 우리 해군 함정에 느닷없이 발포를 한 것이었다. 그러나 서해상에서 그들의 공격을 받았던 우리 해군

 

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전처럼 쉽게 당하지 않고 반격을 가하여 노후한 북한 함정을 격침 시킨 것이다. 그러

 

자 북한은 늘 하던 대로 생떼를 쓰기 시작했다. 가만히 순시하던 북한 함정을 남한의 함정이 공격을 가하여 격침을 시

 

켰다는 것이었다. 만약에 남한에서 정중한 사과와 함께 북한 함정에 대한 손해 배상을 하지 않을 경우 서울을 불지옥으

 

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북한과의 껄끄러운 일이 해결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약점을 파고 든 것이

 

교활한 일본의 독도 찬탈을 위한 공격이었다. 나는 북한의 도발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전쟁도 지금은 경제전이기 때문

 

에 피폐한 경제로 허덕이는 북한으로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갈 대규모의 전면전은 할 수가 없고 소규모의 국지전

 

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북한이 전쟁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은 전쟁이 날 경우 남북 양쪽이 입을 피해가 너

 

무 커 한민족 자체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또 북한으로서는 전쟁에 패할 경우 북한 정권이 더 이상 지상에 존

 

재하지 못할 것이란 걸 자신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판단이 여기에 이르자 나는 즉석에서 일본 함정

 

을 격침하라고 명령을 하달했다. 그것은 국가 원수인 군통수권자로서 조국의 땅을 한 치도 적에게 더럽힐 수 없다는 판

 

단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임무이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무기 체계도 정밀한 전자 무기로 무장이

 

되어 있어 언제든 정확하게 목표물을 명중시켜 적을 섬멸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나의 명령이 떨어지자 우리

 

충무공의 후예들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일본 함정을 격침 시켜 버렸다. 그러자 일본군도 더 많은 함정을 파견해 임진

 

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에 의해 크게 패한 이후 동해바다의 독도 근해에서 한 일 간 일촉즉발(一觸卽發)의 해전(海戰)

 

이 벌어질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나는 이 기회에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지 않으면 언제 또 독도를 침범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일본과의 전쟁도 불사할 각오였다. 나는 전군에 전투태세를 명령했다. 이렇게 일본의 독도 침공으로

 

촉발된 전쟁상태가 우리 해군의 미사일로 일본 함정이 격침된 후 계속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이번엔 일본 본토를 공격하여 그들의 침략 근성을 뿌리 뽑겠다. 이젠 우리도 옛날 같이 당하고

 

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대통령인 내가 그렇게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자 세계의 유수한 통신사들이 나의 강경 발언을 한국발로 전 세계에 타전

 

하기 시작했다.

 

“독도 근해에서 한(韓) 일(日)간의 전쟁 위기 고조! 원인은 일본의 독도 선제 침공, 그로 인한 한국의 대응은 독도를

 

침공한 일본함정을 미사일로 타격 격침시킴, 일본이 사죄하지 않을 경우 일본과의 전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한국 대통

 

령 강경 발언.”

 

그러자 북한에서 성명을 발표한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북한이 어떤 성명을 발표할 것이냐에 촉각을 곤

 

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일본과 대한해협에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태도는 우리에겐 치명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얼마 후 방송을 통해서 흘러나오는 북한의 성명을 들을 수 있었다. 북한의 성명 전문은 대략 이러했다.

 

 

 

 

“만약 남한과 일본이 전쟁을 할 경우 북한은 일본의 남한 침략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북과 남은 한민족이기에 일본

 

의 남한 침공은 한민족을 말살하기 위한 침략전쟁이라 규정하고 우리는 우리의 역량을 총동원해 남한을 돕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핵으로 일본 본토를 공격하여 침략을 하려는 일본의 근성을 뿌리 채 뽑아 말살해 버릴 것이다.”

 

란 요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