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수필> 작은 행복

운우(雲雨) 2011. 6. 21. 23:40

작은 행복


내가 뇌경색이란 복병을 만나 쓰러졌던 지도 벌써 2년 하고도 9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내가 한 일은 재활을 하며 정상의 몸을 만들기 위해 피나게 노력한 시간들이다.

그렇게 노력한 덕분인지 남들이 보기에 놀라울 정도의 재활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몸이 거의 정상이 되어 다시 마라톤을 할 수가 있게 되었고 이젠 정상인이 다 된 것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과 저녁으로 나를 위하여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고 또한 유방암으로 죽어가던 친구를 위하여 기도를 드렸다.

그 친구는 연락이 안 되어 혹 불행한 일이 난줄 알았다.

마음에 늘 기도를 하면서 그 친구에게 아무런 일도 없고 건강하게 살아 있기를 바랐다.

나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응답이 되어나 보다.

집에 전화를 하니 그 전화는 쓰지 않는 전화라 응답이 나온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다시 받지 않는 핸드폰이지만 전화를 걸었다.

역시 받지 않는 전화다.

실망감에 젖어 마지막 그 친구의 핸드폰에 전화를 넣는다.

생전 응답이 없던 전화에 응답이 있었다.

그 친구가 건강한 음성으로 전화를 받는 것이다.

아픈 병자의 음성이 아닌 건강한 사람의 음성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 물었더니 집도 정리하고 지금은 포천에 공기 맑은 산속에서 각종 약초를 캐서 녹즙을 만들어 먹으며 살고 있는데 덕분에 많이 몸이 회복이 되었다는 것이다.

하루 눈을 뜨면 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어 깨끗이 씻어 즙을 만들어 먹는 것이 일과인데 무척 바쁜 일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나의 처지를 잘 아는 친구이다.

그가 건강할 때는 나의 처지를 가슴아파하며 늘 걱정해 주던 친구다.

물론 나도 지금은 회복이 되어 장애인 복지관에 나가 운동도 하지만 팔다리를 못 쓰는 사람들을 위하여 때론 운동도 가르치고 옷도 입혀주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운동기구에 붙들어 매어주는 일을 도와주기도 한다.

그리고 시간 틈틈이 소설과 수필 시를 쓰며 사회에 한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하여 혼신의 힘을 쏟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가정에서의 불화로 늘 불행 감을 느끼고 사는 나에게 그 친구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가정의 불행과 육체의 장애를 재활로 극복하고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며 불행한 이들을 도우며 사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는 것이다.

그 말을 들으니 정말 그런 것 같았다.

내가 하루 중 제일 행복해 하는 순간은 장애인들을 조금씩 돕는 시간이고 글을 쓰는 시간이다.

나는 그 친구와 함께 다짐을 했다.

살아 있는 순간까지는 희망을 갖고 우리보다 못한 이들을 위하여 봉사하는 생을 살자고---

세상이 그리 긴 것 같지만 길지 않은 것이 또한 인생이다.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보라!

얼마나 빠르게 지나갔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면 작은 것이라도 큰 행복으로 다가 온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출처 : 석탑문학회
글쓴이 : 운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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