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박태환은 반짝 거리는 보석이었다.

운우(雲雨) 2014. 10. 12. 18:32

 

“쯧쯧쯧 저 친구 70대 노인의 어깨와 같아요.”

의사는 진료를 마치고 나가는 건장한 청년을 보며 혼자서 하는 말이다. 그 말은 이번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 수영 대표로 출전하고 있는 박태환 선수의 이야기다.

그는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은 한 개도 따내지 못했지만 그가 지난 아시안 게임에서는 전 종목에 걸쳐 금메달을 휩쓴 것은 우리나라 수영 선수 누구도 해내지 못한 금자탑이다. 거기에 수영의 불모지나 다름이 없는 척박한 수영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세계 선수권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박태환이 유일한 선수일 것이다. 그런 박태환이 2014년 아시안 게임에서는 금메달 한 개도 목에 걸지 못한 것이다.

물론 나이도 있고 올라오는 다른 나라 선수들의 성장도 무시를 못할 일이다. 허나 그것 보다는 내부적인 문제가 더 심각했다는 생각이다.

해외에 나가 훈련을 하는데도 수영연맹의 지원도 받지 못했다는 설이 있었으며 지난 하계 올림픽에서의 포상 상금도 제대로 주지 않고 늦장을 부려 마음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거기에 호주에 가서 전지훈련을 하는 비용도 모두 박태환이 자비를 드려 했다고 하는데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는 훈련이 얼마나 효율적이었겠는가?

그러나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 하나도 따내지 못했지만 담담하게 인터뷰하는 모습에서 애잔함을 느끼게 한다.

아시안 게임이 열리기 전 출전했던 세계대회에서 금년 최고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했던 박태환은 자신이 금년에 냈던 기록은 고사하고 자신의 기록에도 훨씬 못 미치는 기록으로 동메달만 목에 걸었던 것이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박태환의 나이 이제 25세일뿐이다. 열심히 한다면 2년 후의 올림픽에서 그의 전성기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지금도 40세가 가까운 선수들이 은퇴 후 다시 복귀해 좋은 기록을 쏟아내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 25세인 박태환의 전성기는 끝난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70대의 노인의 어깨와 같다고는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어깨 관리를 잘하고 몸을 추스르고 국가적인 지원만 수반이 된다면 그는 다음 하계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화려하게 재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영 연맹도 적극적으로 박태환의 재기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척박한 수영 불모지에서는 박태환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언제 또 등장할지 모른다.

그런 보석 같은 선수가 있을 때 더욱 반짝 거리는 보석으로 키워야 하는 것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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