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자전거 하이킹

운우(雲雨) 2011. 6. 14. 22:09

 

배낭에 간단한 먹을거리를 넣고 부용천을 거쳐 중랑천으로 나섰다.

약간 따가운 듯 한 햇볕 코발트빛 하늘에 간간이 떠있는 흰 구름이

전형적인 초여름의 하늘이다.

거기에 코끝을 스치는 바람은 마냥 싱그럽기만 하다.

중랑천으로 흘러내리는 물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여러 가지의 꽃들과

갈대, 그리고 물 억새가 울창하게 자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느새 또 한 해가 깊숙하게 여름으로 들어와 있음을 볼 수가 있었다.

 

한강으로 흐르는 물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여러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철새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흥밋거리지만 엄청난 잉어 떼를

보는 것 또한 즐거운 일 중의 하나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면 별안간 물살이 출렁이며 파다닥 소리와 함께

하얗게 파문을 일으킨다.

물속을 자세히 보면 엄청난 수의 잉어 떼가 물살을 따라 상류로 올라가며

은빛 비늘을 번쩍이고 있는 것이다.

 

햇빛은 눈부시고 돌다리를 건너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 위태로워 보인다.

흐르는 물위에 가로 놓여 진 돌다리를 보니 옛 추억이 살아난다.

학교를 갈 때 냇가를 건너려면 다리가 없어 양말을 벗고 바지를 걷어 올린

채 건너야 했다.

4월이라 물이 많이 차가웠다는 기억이다.

그래서 한사람만 양말을 벗고 다른 사람들을 모두 엎어서 건너 주었었다.

 

돌다리를 지나 씽씽 자전거는 물길 따라 밑으로 한강을 향하여 달린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얼굴에 흐른 땀을 살며시 식혀 준다.

곳곳엔 연인인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들이 물가에 앉아 가지고 온

음료수와 먹을거리를 나누며 정답게 담소를 나누고 있다.

더워진 날씨가 저녁나절이 되니 많은 사람들을 쾌적하게 공원화된 중랑천

물가로 내 몬 것 같다.

겨울이 몸서리치게 추웠기에 맞이하는 따뜻함에 대한 기쁨이 더 커서 많은

인파가 공원화된 천변으로 몰리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한참을 내려가다 보니 한 떼의 자전거 동호인들이 지나가고 또 조금 더 가니

마라톤을 연습하는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땀을 뻘뻘 흘리며 달려가고 있다.

나도 한 때는 그 사람들과 다름없이 아침과 저녁을 달렸던 때가 있었다.

누구한테도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었던 나는 내 앞에 누가 먼저 달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었다.

앞질러 가는 사람이 내 시야에 보이면 기어이 따라 잡았던 기억도 참 많다.

자전거를 타다보니 중랑천에 나와서 운동을 하는 다양한 형태의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그러나 운동은 모든 운동이 그렇듯 힘든 것은 마라톤이나 자전거 타기나 똑같은

같다.

처음엔 자전거는 쉬운 운동이란 편견을 가지고 입문을 했다.

그러나 타면 탈수록 힘든 운동이란 것을 깨닫고 있다.

물론 페달을 밟는 다리의 힘이 좋아야 하는 것은 상식이겠지만 팔의 힘도

보통 좋아가지고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단거리는 그걸 느낄 수가 없지만 장거리를 하다보면 그걸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쉬운 것은 어느 것 하나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자전거 하이킹이란 말은 좋지만 막상 할 때는 쉽게 생각하지 말고 해야 겠다

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