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점을 보러 다니는 사람의 심리

운우(雲雨) 2014. 1. 19. 20:12

 

해마다 연말이면 누구나 새해에 대한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지나가는 해보다는 새로운 해는 뭔가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맞이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어떤 사람은 점집에 찾아가 새해 신수가 어떤가 물어보고 좋은

점괘가 나오면 지인들에게 기분좋게 자랑을 한다.

그러나 반대로 별 신통치 않은 점괘가 나온 사람은 새해에도 별일

이 없다는 것에 실망해 신명이 날 일이 없다.

사실 신명이 날 일도 없고 실망할 일도 아닌데 말이다.

점괘라는 것이 보아서 좋다면 그런가보다 하면 되는 것이고 설사

안좋다고 해도 믿을만한 것도 아니기에 실망할 일도 아니다.

난 점쟁이들이 어떤 방법으로 점괘를 보는진 모른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지나간 것들에 대하여는 맞추는 것 같기도 한데

미래에 대한 점괘에서는 하나도 맞추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점을 보러 가는 사람들은 과거에 대한 것을 맞추는 것을 보면서 미

래에 대한 점괘도 맞출 것이란 기대 심리로 점을 보지만  미래에 대

한 것은 맞춘 것을 본적이 없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래에 대한 자신의 모습을 궁금해 하지 않는사

람은 없을 것이다.

얼마 전 한 후배가 죽었다.

그 후배는 점집에 가서 점을 봤는데 그 해에는 길이 환하게 열릴 것

이라는 점괘가 나왔다고 좋아했다.

재운도 딸아서 돈을 많이 벌 것이라는 점괘가 나왔다며 자신이 지은

빚을 모두 청산하고 마음 편히 살 것이라고 자랑을 늘어 놓는 것을

들었는데 어느날 아침 그가 죽었다는 소식이 메세지로 날아 들었다.

점괘가 좋다며 좋아 했던 것이 며칠 전이었는데 빚을 청산 하지도 못

한 채 영원으로 떠나버린 것이다.

물론 나도 적지 않은 빚을 받을 채권자였는데 죽은 자에게 빚을 받을

수도 없었고 적지 않은 돈을 날리고 말았다.

점괘,

그렇게 맞지도 않는 점을 보러 사람들은 왜 다니는 걸까?

아마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첫번째 이유일 것이다.

올봄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있다.

후보자들은 누구나 부푼 꿈을 안고 출사표를 던진다.

그리고 자신이 선거에서 당선이 될 것인지 아닌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점을 보러 가는 것이다.

선거철에는 점을 치는 사람들도 대목이라고 하는데 후보자들 때문에

선거철엔 점 집도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물론 점을 보는 사람들은 어떤 후보자가 와도 확실한 것도 모르면서 

당선 될 것이라 얘기할 것이다.

그러면 점쟁이의 말을 듣고 그들은 당선이 될 것이란 생각으로 죽는

줄 모르고 불을 보고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선거 운동에 뛰어 들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다행스럽게 당선이 된 사람은 점쟁이 말이 맞았다고 좋아하겠지만

점쟁이의 말을 듣고 재산을 털어 열심히 뛰고도 낙선한 사람은 패가

망신을 하고 마는 것이다.

점을 보러가는 사람들의 심리가 모두 앞으로 자신에게 닥쳐올 불확실

한 일들에 대하여 보상 받고 싶은 심리에서 나온 것이지만 확실한 보상

이란 땀흘려 일했을 때 받는 보상이 최고의 보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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