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과 가을 사이
"혹시 박필준 선배 아니세요?"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삼성역에서 신도림역으로 가는 중이었다.
약 한 시간 전 점심식사를 하였기에 식곤증이 몰려와 졸고 있
을 때였다.
그때에 누가 와서 나의 어깨를 툭치며 묻는 것이다. 나는 졸음
끝이었기에 얼떨결에 한다는 대답이 ,누구세요?' 였다.
"저 혹시 옛날 k대학 다니셨던 박필준 선배가 아닌가, 해서 물
어봤어요. 제 이름은 민설아라고 해요. 혹시 민설아라고 기억하
시는지요?"
"민설아? 맞아, E대학 민설아, 나 박필준도 맞아. 야, 이거 오랜
만이네."
"나 선배님 바로 맞은편에 앉아 있었는데 졸고 있는 모습이 꼭
선배님이더러구요."
"아니 그런데 왜 우리가 지하철에서 만나게 된 거지?"
"왜요? 우리가 지하철에서 만나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요?"
"그건 아니지만, 설아는 특별한 사람이잖아."
"다 옛날 말이에요. 난 왕관을 버린 공주랍니다.호호호."
"도대체가 뭐가 뭔지 모르겠어."
"선배님, 그런 이야기 고루하니 나중 만나서 이야기 하기로
해요. 지하철 안에서 그런 이야기 그렇찮아요."
"무슨 말인지 알았어."
그나저나 선배님 계신 곳 연락처나 줘요."
"거기 오려고? 으이그 그러지마. 난 거지야."
"선배님 언제는 부자였어요?"
"허허허, 허긴 그래. 우리 다음 역에서 내려 커피나 한잔 할까?"
"오늘은 제가 시간이 안돼요. 내가 연락처 달라고 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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