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무의도 / 박인수

운우(雲雨) 2020. 2. 29. 17:01

무의도 / 박인수

 

 

태풍 전야

 

해조음 들리던 날

갈매기 날개짓 하는 곳 찾아

추억 더듬고

 

 

연초록 잎들의 향연 펼치는

청미래 넝쿨 어우러진 곳

가파른 바위 밑

하늘과 눈물 자욱 얼룩진 재빛

바다 맞닿는 곳에

유유자적 흐르는 쪽배 하나

세상은 숨죽인다

 

 

하늘과 바다와 숲 어우러진

갯벌 절경에

뻘 발자국 찍힌

새 발자국 따라

먼지처럼 부유하며

우리 머나먼 포자의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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