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원 늪속의 기도 / 오남희
-연꽃_
진자리 마른자리 가리지 않고
보라 분홍 하얀 뿌리내려
어두운 세상을 다져 아름다운 정원을 만드는
엄마의 자궁, 연못
태어날 때부터 늪 속이 본향이라고
좋은 세상 탐하지 않아
저마다 겸손하게 자태를
빛내며 우아하게 밝은 세상을 만든다
맑은 영혼을 가진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바람과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냈을까
가을의 화려한 빛갈로
산천이 들썩일 때도
흐린 물결 정화시키며 조용히
그리고 순결하게
자신을 사르는 엄마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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