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보고 싶은 엄마 / 화운 임승진

운우(雲雨) 2020. 2. 25. 13:35

보고 싶은 엄마 / 화운 임승진

 

 

아버지 돌아거셨을 땐

그런가 보다 했다

한동안 지병으로 고통받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눈 감으셨을 땐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여겼다

홀로 남은 어머니

가시밭 걸음에 등허리 휘어졌어도

손주들 재롱에 위로받으며 살았다

그럭저럭 여행도 다니다가

부쩍 기력을 잃어가는 요즈음

핏기 없는 얼굴이

부서질 것만 같아 마음 서늘해진다

하나, 둘 동네 어르신들 떠나는 걸 보니

우리 엄마도 서둘러 가시면 어쩌나

언제까지나 곁에 계실 것만 같은데

영영 볼 수 없게 된다면

하늘이 없어진 것보다 더 막막하지 않을까

혹여, 꿈에라도 아니 보이면

풍수지탄(風樹之嘆)으로

가슴이나 온전히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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