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 오남희
거대한 흡입력에
숨결들의 입김이 끈적이는
콩나물시루 같은 실내
쓰러지지 않으려고 사각기둥을 만든다
아침을 싣고 활기를 뿜으며
달리는 지하 동굴의 완행열차
검은 몸에서
일벌들처럼 쏟아져 나오고 또
밀려드는 하루를 향해 달리는
바람의 부나비들은 늘 쫓긴다
조금만 더 아침잠의 유혹은
검은 지하철 땀방울의 연자방아
햇살의 입자 같은 희망으로
보낸 신산한 하루의 머리 위에서
미리내 별들의 불야성이 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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