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연가 / 오남희
관 속에서 천년을 견디어 온
애절한 사랑이
어여쁜 꽃망울이 되어 숨결을 고르고 있었네
깨알체로 써 내려간
남편이 아내에게
아내가 남편에게 주고 받은 오랜 사랑이야기
세월의 부침 속에서도
시들 줄을 모르고 간직한 열정이
고스란히 되살아 가슴을 뜨겁게 뎁혔네
다하지 못한 사랑
미이라가 되어서라도 한을 풀고 싶었던
한 많은 순애의 여인
햇살과 바람과
분분히 나르는 꽃잎이 되어
이 생애서 못다 한 사랑을 꽃피우고 있네
안동관속에서
출토되어 나온 오백년 전 미이라의 부부애
사랑이야기가 숙연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