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두 노인 남녀의 산행

운우(雲雨) 2019. 8. 5. 22:33

두 노인 남녀의 산행

 

 

두 노인 남녀가 산행을 하고 있었다.

남자 노인이 보니 여자 노인이 제법 인물이 반반한데

산행이 처음인지 매우 힘들어 하는 모양새다.

 

남자 노인이 내심 여자 노인에게 말을 부치고 싶었는

데 마침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아차 잘되었다 하고

는 말을 부쳐 보았다.

"산행이 처음인가 봅니다. 무척 힘들어 보이는데 제가

손을 잡아 드릴까요?"

그러자 여자 노인이 부끄러운듯 말했다.

"괜찮습니다. 댁도 힘드실텐데 어찌 저를 도우시려 하

십니까?"

"아직 저는 산행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아직 쓸만 합니

다."

그러자 여자 노인은 부끄러운듯 손을 내밀며 배시시

웃는다.  산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여자 노인의 손을 잡

고 올라가려니 힘이 안 들리 없지만 남자 노인은 여자

노인의 손을 잡고 올라가니 기분이 좋아 그런지 별로 힘

이 든줄 모르는 것 같다.

 

그렇게 힘들게 올라 정상에 서니 두 사람은 십년지기와

같이 친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정상에 올랐다는 기쁨을

뒤로하고 두 노인은 하산을 했다. 그러나 그냥 헤어지려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남자 노인이 말했다.

"이렇게 만났는데 그냥 헤어지기에는 이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우리 호프집에 가서 시원한 맥주도 한잔하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 한곡씩 불러 보는 것은 어떻겠어요?"

 

그러자 여자 노인도 싫지는 안은 것 같다. 그러나 남자

노인이 주머니를 뒤져보니 겨우 맥주 한잔 마실 돈과 노

래방에 가서 지불할 돈이 전부였다. 마음은 택시에 태워

노래방까지 가면 좋으련만 주머니 사정이 허락치를 않는

것이다. 할 수 없이 노래방까지는 전철을 타기로 했다.

"전철을 타고 노래방까지 가기로 합시다. "

그러자 남자 노인이 돈이 없다는 것을 눈치 챈 여자 노인

"가만히 보니 힘도 제대로 쓸 것 같지 않은데 그만 헤어

지기로 해요."

하고는 택시를 잡아 타고 사라지는 것이었다.  남자 노인은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어 멀어져 가는 택시를 보며

아쉬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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