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이었기에 행복했노라
동창이라 함은 특별한 존재다
가령 사회에서 만난 친구는 시
간이 지나면 아스라이 잊혀지
게 마련이지만 동창은 그렇지
않다.
세월이 무수히 흘러도 보고 싶
은 존재들이며 동창이란 사슬
로 묶여져 죽을 때까지 함께 갈
친구들이다.
특별한 존재가 아니면 금방 잊
고 사는 것이 사람인데 동창이
란 존재는 무슨 튼튼한 동아줄
로 묶여진 인연인지 죽을 때까
지 끊어지지 않는 것이 동창생
이다.
어릴적 만났던 친구들이 이젠
모두 늙은이가 되었다.
어느새 이렇게 세월이 흘렀는
지 피부는 고목나무 껍질처럼
되었고 머리는 서리가 내린듯
하얗게 은발이 되었다.
우리에겐 이런 늙음이 영원히
없을줄 알았는데 결국은 우리
들도 세월을 비껴갈 수는 없었
구나.
이젠 우리들도 서산에 지는 노
을과 같은 운명, 그러나 노을은
아침에 비추는 햇살보다 장엄
하지 않던가.
저 장엄하게 물든 노을처럼 저
물어 가지만 우리는 동창이었기
에 행복했었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