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떴다 / 오남희
엄마라는 둥지를 떠나 찾아온
여섯달 아기 이별이란
슬픔을 울음으로
여덟 시간을 보여주었다
잠이 없어 초롱초롱한 눈
불 끄고 잠자리에 뉘이면
어둠 속에서 혼자 뒤적뒤적 노는
외롭고 안쓰러운 일 년짜리 샛별아기
자장가로 들려준 뻐꾹새 노래
잠자리에서 같이 부르다가도 불현듯
해가 떴다 커텐을 들치며
안방으로 뛰는 다섯 살 아기
엄마 나 떨어졌어 전학 사흘만에
반장에 도전하여 떨어졌다고
시무룩해 돌아온 엉뚱한 일곱 살 어린이
어느 새 수능 앞둔 아름다운 청년
강인한 소나무처럼 자라길 기도하는
멀지 않은 대학생의 얼굴에
푸르른 꿈들이 샛별처럼 영글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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