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도봉(道峰) / 박두진

운우(雲雨) 2018. 11. 15. 06:46

도봉(道峰) / 박두진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인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 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삶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갖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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