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가시버시 / 오남희

운우(雲雨) 2018. 9. 24. 20:19

가시버시 / 오남희

 

 

두 사람이 만나 모난 돌이

몽돌로 다듬어 지기까지

알게 모르게 콕콕

심장을 자맥질하던 상처

 

 

내가 옳다고

하찮은 일에 핏대 세우고

거센 울들목이 되어 수시

소용돌이친 푸르던 젊음의 시간

 

 

옹이로 갈기 세울 때마다

돌아온 상처의 자국을

눈물로 잠재우던 피끓던 그 때

 

 

희끗거린 머리는 빛 바랜

동공과 사위어가고

둥지 밖으로 떠나간 자식들 생각에

모로 눕던 밤 있어

 

용수에 술이 고이듯

고요한 물결이 햇살에 여울지듯

노을 속에 묻혀가는

발자국에 고인 세월을 반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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