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나뭇잎 / 김은자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세상은 푸른 갈채인 줄 알았다
부산의 대신동 맨 처음 열린 바닷속에 남청색 물고기
들로 뿔뿔이 달아나며, 달아나며 귀띰하던 세상의 갈
채 소리
나의 사랑을 만났을 때 그대 높은 바닷속으로 휘달렸다
희디흰 희열로 몸을 떨며 내려찍는 햇살에 알몸을 던지
던지던 거대한 은색 지느러미의 고기떼 사랑이 다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그대 떨어지는 중에 가장 가벼운 존재여 어느 밤 사이
나의 귀 순해지고 뭍으로 돌아오는 단정한 그대 발소리
듣게 된다. 젖어가는 나날의 파릇한 아픔 속에 사려 깊은
하늘이 고요히 물살지며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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