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도돌이표 / 오남희

운우(雲雨) 2018. 9. 9. 21:52

도돌이표 / 오남희

 

 

머리를 질끈 동여맨

이순의 새내기가

낯설은 리포트 작성에

하얀 밤이 거꾸로 가네

 

 

밀려오는 거센 파도에

모래톱을 헤치며 젖 먹는 힘을 다해 뛰어도

젊은이들 따라갈 길 아득해

해 뜨면 사라지는 도돌이표네

 

 

어제는 엠티;

오늘은 얼다지기

외워지지 않은 이름들이 주는 싱그럽고

풋풋한 시간들이 좋아서

 

 

새내기란 이름표 위에

사각모 날개로 기치 세우며

숫자에 불과하다는

이순의 나이 바람에 날려 보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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