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종로에 나갔다.
교보문고에 필요한 책을 사러 나간 것이다.
들어가는 입구에 앉아 있는 사람의 동상이 있고 그 옆에 글귀가 써 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글귀였다.
맞는 말이다.
사람이 책을 만들지만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아무리 저명한 학자라도 책을 보며 학문을 닦았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이 아닐까?
그 동상 앞을 지나 지하에 있는 교보문고로 들어가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득차 있다.
책꽃이에 기대어 책을 읽는 사람, 바닥에 털푸덕 앉아 책을 읽는 사람,
등 여러 형태의 사람들이 책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이곳 저곳을 다니며 내가 찾는 책을 찾아 다녔다.
j 라고 쓰인 라인에서 내가 찾고 있던 책을 찾을 수 있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 100선"이었다.
이 책을 찾는 것은 내가 시를 좋아해 구입한 것이 아니라 유방암에 걸린
옛 친구가 시집을 한권 내는데 그 책과 같이 모양이 같았으면 해서 그 책
을 구하러 갔던 것이었다.
나는 그 시집을 구입하고 또 한권의 책을 구입했다.
2015년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란 책이었다.
나는 그 책을 보는 순간 "이 책을 구입해야 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책이 제법 두꺼웠는데, 우크라이나 출신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에비치 란
여자가 쓴 책이었다.
그 여인은 소설가도 시인도 아닌 사람이었다. 그러나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의 장르를 가지고 있었기에 그런 큰일을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글이란 남에게 배우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장르를
개척해 훌륭한 소설을 쓰는 것도 중요한 일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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