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정당한 승부란....

운우(雲雨) 2011. 9. 25. 20:20

자전거를 타고 동이 터오는 부용천으로 들어섰다.

부딪쳐 오는 바람이 제법 차다.

바퀴에 가속도가 붙음에 따라 몸에 부딪쳐 오는 바람은 더 차게 느껴진다.

중랑천으로 나오니 억새와 갈대가 숲을 이루고 있다.

길가의 풀들은 이젠 조금씩 누런색으로 변화를 보이고 있다.

갈대는 꽃이 패여 은백색이 바람에 일렁이고 있었고 잎파리는

영양소를 공급 받지 못해 그런지 끝 부분부터 누렇게 말라가고 있었다.

생기 있게 보이는 것은 청초롬하게 피어 있는 코스모스 정도일 뿐이다.

주변의 눈에 보이는 것들을 감상하며 녹천교까지 달리니 약 15km 정도를 달려온 것 같다.

이제 출발지로 복귀를 해야한다.

남은 15km 가 멀게 느껴진다.

그때였다.

천천히 페달을 밟고 있던 내 옆으로 두 대의 MTB 가 앞질러 간다.

별안간 경쟁심이 발동을 한다.

페달을 힘차게 밟아 두 사람을 앞질러 달리기 시작했다.

잠시 앞서서 달리는 듯 했는데 언덕을 오를 때 그 두 사람에게 추월을 당하고 말았다.

그들이 타고 있는 자전거는 몇 백만원을 홋가하는 MTB였다.

내가 타고 있는 자전거는 지난 5월에 18만원을 주고 산 그리 좋은 자전거는 아니었다.

그러나 승부욕이 발동한 나는 언덕길을 내려오면서 부터 그들의 뒤에 바짝 붙었다.

앞으로 추월하지 않고 힘을 비축하며 그들의 뒤만 쫓는 것이다.

어느 지점까지 갔을 때 비축한 힘을 마지막으로 모두 쏟아내기 위함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상대방들도 나를 의식하고 뒤를 흘끔 흘끔 보면서 페달에 가속을 붙인다.

나는 그들에게 거리를 더 이상 주지 않으며 달린다.

어느 지점쯤 왔을 때였다.

그들에게 힘이 빠진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기회라는 것을 포착하고 페달에 힘을 가했다.

마침내 그들을 추월하고 앞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힘이 빠진 그들은 뒤에 쳐져 더 이상 내 앞을 추월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에 마라톤을 할 때도 그랬지만 승부에서는 지금도 지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러나 운동에서만 승부가 국한 되는 것은 아니다.

정정당당한 승부라면 어느 곳에서든 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의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외면을 받는 현상이 바로 정정당당한 승부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정당한 정책을 가지고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친다면 마다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