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상 / 장귀녀
하얗게 흘러가는 조각구름
어디론가 홀딱 마음을 훔쳐 달아나고
물결치는 황금 들녘
노를 져 지평선을 내닫는다
그리움 따라 길어진 목
코스모스 높푸른 하늘을 우러르고
빛 고운 단풍 한 잎 두 잎
시가 되어 발밑에 쌓인다.
농익은 가을볕은
시각잔치 미각잔치 한창인데
풍요 속에 더듬는 가슴
가을이 되고픈 텅 빈 영혼
타는 목마름일랑
어이할거나
이 계절 가면 어김 없이
삭풍에 시달릴 겨울
성큼 다가올 터인데
어디인가 어디쯤 서있는가.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 / 피천득 (0) | 2021.10.08 |
---|---|
간절곳 / 장귀녀 (0) | 2021.10.04 |
어리석은 자는 (0) | 2021.09.25 |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0) | 2021.09.17 |
대추 한 알 / 장석주 (0) | 2021.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