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아침
추석날 아침이다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고 한 알의
사과를 꺼내어 물에 깨끗히 씻어
한 잎 깨물어 본다
한 잎의 사과를 씹는 속에 수많은
상념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나는 세상을 옳곧게 잘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어디엔가 부족한 점
이 있었나 보다
추석이 되어도 소식 하나 없는 아
이들이다
그러나 아이들을 원망치 않을 것
이다. 우는 아이도 속이 있어 운
다고 하지 않던가
어디엔가 내게 못마땅한 구석이
있었을 테니까 그럴 것이다
아비의 공(功)이란 사후(死後)에
나 안다고 하잖은가?
혼자지만 이번 추석도 결코 외롭
지는 않을 것이다
나에겐 글을 쓰는 시간이 더 많아
지니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
겠는가?
삶이란 생각하기에 달린 것이니 나
의 이런 긍정적인 생각은 나에게 있
어 큰 장점이란 생각이다
오늘도 나는 외롭지 않은 추석을 보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