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꿈 / 오남희
찬란할 한 여름을 꿈꿨을
삼복에 찾아온 귀한 손님
칠층 베란다 창문에 발을 붙이고
제눈에 숲으로 보였나 가끔 머물다 간다
숲과 밤을 잃은 매미의
하얀 날개에서
삶의 고단함이 묻어난다
하루를 순간처럼 살아도 못다 할
어둠속 긴 칠년 갈증을
한 방울 이슬로 적시는 생명
눅눅한 산천을 새벽 빛으로 채우고
빈손으로 떠나는 군단들
물보라가 부서지며 꾸며내는
바다의 낙조
하늘과 바다가 한 몸이 되어
수평선은 아름다운 꿈을 잉태하고 있다.
귀똘이가 밀어내는 가을소리
그들은 알고 있다
돌아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날개 찢긴 연주자들의 푸른 시름이
가을 햇살로 스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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