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세월 참 빠르다
그렇게도 무더워 영원히 올 것 같지 않던 겨
울이 성큼 앞에 와있다
지하철에 앉아 보노라니 벌써 옷차림새가 한
겨울이다
두꺼운 솜옷을 입은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오
리털 파카로 단단히 중무장한 사람들도 있다
겨울은 기다리지 않아도 스멀스멀 기어 다니
는 벌레처럼 잘도 찾아 온다.
가진 자들이야 어쩌면 겨울이 더 좋을 수 있
지만 가진 것 없이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사는
사람들은 겨울이 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옷값도 더 비싸고, 난방비도 더 든다.
모든 것이 서민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자들에
게는 힘들 수밖에 없는 겨울이다.
세월이 흘러 꽃피고 새우는 봄이 빨리 도래하
기를 손꼽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