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공 / 오남희
청운의 뜻을 이뤄가는 열과 공
무한천공의 나래를 향해
창포 잎에 이슬방울도 바다를
꿈꾸는 시절
철없는 사색에 젖어
황금알 시간대를 허구적
이야기에 빠져 밤을 새우느라
빈 수례에 그림자만 싣고 온
외로운 이순이
대학 캠퍼스에서 맞은 늦은 시간
별들이 뿜어내는 빛 속에 내가 서 있다
쌀쌀한 초봄
목소리 아름답게 다듬어
전령의 기치를 뽐내는
종달새의 예지를 깨달았으면
지금쯤 양 탄자 깔린 우아한
회전의자의 주인이었을지도 모를 일
그래도 좁은 의자에 앉아
보내는 하루의 시간이 넉넉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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