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둘목을 건너 / 오남희
쳐진 몸과 머리가 무겁다
천길 나락으로 가라앉는
혹독하게 치루고 온 긴 여정의 가시밭길
어느 새 정점을 도달한 현실이
어제인 양 아스무르한데
꿈꾸던 구심점은 나를 허탈하게 하였다
고양이 목에 딸랑이를 거는 심정으로
여한 없이 사년의 열정을 바쳤다
어떻게 그 나이네 공부를 하느냐고
사람들 우려 반 고개를 갸웃했지만
행복과 고통의 짧은 사년이넜다
울둘목을 건너
가시관을 안고 돌아온 본향
소망하던 파란 꿈 파도의 하얀 포말은
변함없이 내 발자국을 스쳐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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