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낙조 그리고 실미도 / 안재찬

운우(雲雨) 2020. 4. 20. 06:31

낙조 그리고 실미도 / 안재찬

 

 

해는 수평선을 떠나면서

하혈을 한다*

 

 

바다는 비란내 나는 핏물을

몸속에 가득 가두어

배를 불리고

만만 년 생명의 젖줄이 된다

 

 

수성의 깃발

어스름에 고요롭게 나부끼는

실미도

성의를 입고

 

 

노량진에서 한여름날 국방제복을 불태운

눈물 없는 원혼의 제단에

촛불을 켠다

 

*노을이 뿌리내린 을왕리 가는 길 '마시랑에서 바라본 일몰

2019년 11월 12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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