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조 그리고 실미도 / 안재찬
해는 수평선을 떠나면서
하혈을 한다*
바다는 비란내 나는 핏물을
몸속에 가득 가두어
배를 불리고
만만 년 생명의 젖줄이 된다
수성의 깃발
어스름에 고요롭게 나부끼는
실미도
성의를 입고
노량진에서 한여름날 국방제복을 불태운
눈물 없는 원혼의 제단에
촛불을 켠다
*노을이 뿌리내린 을왕리 가는 길 '마시랑에서 바라본 일몰
2019년 11월 12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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