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재 / 오남희
철사 줄에 옥죄여
가지들이 토하는 단발마의 외침
굽을 대로 굽고 비틀린 채로 서서
분재라는 이름하에 뼈르르 깎는
고통의 처절함을 태워 만든 미
음침함 속에서도 혼을 찾아
길을 더듬는 사투의 숨소리
인격적인 삶을 살 순 없을까
죄목도 없이 묶여와
할퀸 진액으로 골수에서 허리로
차오르는 심장을 유린당한 삶
키도 자라지 못하는 소나무
솔바람 소리에 실려 오는 새소리
나무 끝에 매달고
꽁꽁 묶인 몸으로 햇살 끌어 안으며
자유를 달라 울부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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