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별 이십사시 / 오남희
동그란 창 속 초록별 하루
한 발로 세상을 딛고
한 손으로 반원을 그리며
시간이라는 보석을 물어 나른다
빈 틈 없는 열두 대문을
스물네 번 쉼 없이 돌고 돌아
은은한 쪽빛을 안고 지구로 온다
밤 십이지간에 열리는 하늘 문
잠든 지구가 부스스
눈을 뜨면 우주의
생명체가 기지개를 켜는 새벽
고단함을 모르는 맑은
영혼으로 불꽃을 토해 내며
분초를 나르는 초록별 이십시
시간의 둘레를 돌고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