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초록별 이십사시

운우(雲雨) 2018. 8. 21. 20:37

초록별 이십사시 / 오남희

 

 

동그란 창 속 초록별 하루

한 발로 세상을 딛고

한 손으로 반원을 그리며

시간이라는 보석을 물어 나른다

 

 

빈 틈 없는 열두 대문을

스물네 번 쉼 없이 돌고 돌아

은은한 쪽빛을 안고 지구로 온다

 

 

밤 십이지간에 열리는 하늘 문

잠든 지구가 부스스

눈을 뜨면 우주의

생명체가 기지개를 켜는 새벽

 

 

고단함을 모르는 맑은

영혼으로 불꽃을 토해 내며

분초를 나르는 초록별 이십시

시간의 둘레를 돌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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