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고향 / 오남희
땅거미 찾아오는 해질녘
여기저기 타오르는 모닥불
뿌연 연기에 마을은 하나로 엉킨다
마당을 가득 점령한 잡초들을
뽑아 태우노라면
매콤한 고향 냄새가
옛 구석진 유기농 거름처럼 구수하다
평상에 누워서 바라본 별들로
가득 차 있는 하늘은
예나 지금이나
가슴 속으로 쏟아질 것처럼 찬란하다
그이가 지피는 마른 풀잎들이
모닥불로 토닥대는 소리
형제들과 딍굴던 그 때가 어제와 같은데
어둠을 뚫고 달려오는
뻐꾹새 울음 유년의 고향 음계로 들려
오소소하게 가슴을 저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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