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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별명은 다모였다.

운우(雲雨) 2011. 12. 11. 12:00

그녀의 별명은 "다모" 였다./ 필(筆) 

 

 

그 녀석의 별명은 “다모“ 였습니다.

내가 붙여준 별명인데 그 녀석 싫지 않은 듯 했습니다.

“썬데이 서울” 이란 주간지 만화의 주인공이었는데

뭐 조선시대 여형사였다고 하든가~

방학기의 극화 만화인데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다모“란

제목으로 방영도 한 기억이 납니다.

그 다모와 극장 앞에서 만나 그 녀석 패거리들과 만나게 된 거지요.

 

분식집에서 떡 볶기와 오뎅 우동 등 을 먹고 맥주 시음장으로 자리를

옮겼지요.

 

500cc씩 한 순배 돌자 이제 대학에 갓 들어간 녀석 하는 말이

“오빠! 나 대학에 갔어도 아직 미팅 한번 못했다, 나 미팅 할 때

 오빠가 내 파트너 해줘야 해 알았지?“

그리고 또 500cc 한 순배 우리들은 괜찮은데 병아리들은 취한 듯 했습니다.

“오빠! 나 집까지 데려다 줘야 해.”

다모, 그 녀석네 집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는데 오솔길을

걸어 가다보면 옆으로 공동묘지가 있었습니다.

어두운 길을 녀석이 혼자 가기는 무서운 길이었지요.

 

일행과 헤어져 녀석을 자전거에 태우고 그 오솔길을 달렸습니다.

미풍이 불어와 맥주 한잔 걸쳤겠다, 기분이 짱이었어요.

오솔길 옆으로는 갓 심은 모들이 자라고 있었고 벌레들의 울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봄의 교향악을 불러주 듯 들려옵니다.

벌레들의 노래 소리에 취했나 봅니다.

별안간 자전거가 붕 뜨더니 우리는 논으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어두운 오솔길에 박혀 있던 돌을 못보고 부딪쳐 사고가 난거지요.

논에 처 박혀진 우리는 진흙투성이가 되어 낄낄 거리며 자전거를

간신이 끄집어 낸 후 얼굴 보고 깔깔대고 웃으며 도랑에서 씻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많이 갔네요.

 

다모, 그 녀석의 나이도 이제는 50살이 넘었는데 날짜는 확실히

기억을 못하나 크리스마스와 비슷한 시기인 17년 전에 먼 나라로

영원히 떠나갔지요.

 

잘못한 결혼이 원인이었다고 들었는데 의처증의 남자한테 시달림

당하다 결국 스트레스로 암에 걸려 33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지요.

화장해 산에 뿌려달라고 해 하얀 눈이 쌓인 산야에 뿌려진 그가

지금은 편히 눈감고 잘 자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얀 눈처럼 깨끗하게 살고 싶다던 “다모” 이제는 다시 태어나 흰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듯 멋진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