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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소나무가 고향 선산을 지킨다

운우(雲雨) 2014. 11. 16. 12:11

못난 소나무가 고향 선산을 지킨다



꽃은 피어도 소리가 없고,
산새는 울어도 눈물이 없고,
사랑은 불타도 연기가 없습니다.



자식들을 좋은 대학에 진학시켜서,
큰 아들은 현재 미국에서 대학교수를 하고 있고,
작은 아들은 서울에서 대기업의 임원으로 있는데,
정작 그 어머니는 여주에서 혼자 쓸쓸히 지내고 계시는 분의
얘기를 하다가 그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자식을 아주 잘 키우면 국가의 자식이 되고,
그 다음으로 잘 키우면 장모의 자식이 되고,
적당히 잘 키우면 내 자식이 된다는 얘기도 하였습니다.



웃자고 하는 얘기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틀린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야 집에 하수도가 막혀도
“누구야? 하수도가 막혔다.
얼른 와서 해결 좀 해라.”하고
편하게 부를 수 있고,
방안의 전구를 바꿀 때도
“누구야? 얼른 와서 전구 좀 바꿔라.”하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하수도가 막혔다고,
전구가 나갔다고,
미국에 있는 아들을 부를 수 없고
서울에 있는 아들을 부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일 년에 겨우 한두 번 볼까 말까하는 아들이
내 아들이라고 할 수가 없고,
평생에 한두 번 볼 수 있고 사진을 통해서나
겨우 만날 수 있는 손자들이
내 손자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한겨울 추워져서야 소나무 잣나무가 쉬이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라는 글이 있습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나오는 말입니다.
옛 어른들도 못난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무릎 꿇고 앉아 산을 지키는 못난 소나무.
그 못난 소나무가 부모의 산소를 지키고,
선산을 지키고,고향을 지키는 것입니다.



같은 소나무지만 토질이 좋고
비바람을 덜 받아 곧고 수려하게 자란 소나무는
사람들이 재목으로 쓰기 위해 베어가 버립니다.
또한 괴이하면서도 특이한 소나무는 분재용으로
송두리째 뽑아가 버립니다.



그러나 같은 땅이라도 척박한 곳에 뿌리를 내린
못난 소나무는 모진 고생을 하면서 자라야 합니다.
또 크게 자란다고 해도 동량이 되지 못하니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 못난 소나무는 산에 남아 산을 지켜야 합니다.



그렇게 산을 지키는 못난 소나무는 산을 지키면서
씨를 뿌려 자손을 번성케 하고 모진 재해에도
산이 훼손되지 않도록 산을 보존합니다.



결국 잘난 소나무가 멋지게 자라서 재목이 될 수 있는 것도
못난 소나무가 산을 정성스럽게 지켜준 덕분입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이 못난 소나무를
없수이 여기는 경향들이 없지 않습니다.



서로가 못난 소나무이면서,
너는 나를 우습게 알고,
나는 너를 우습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그러했지 않습니까.,
서로 힐난하고
서로 깎아 내리고,
잘난 꼴은 못 보고,
그리고는 잘난 소나무만 바라보며 그를 우러러 봅니다.



우리 대부분은 못난 소나무입니다.
우리 자식들 대부분도 못난 소나무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못난 소나무가 우리에게 효도하고,
우리의 산소를 지키고 우리의 고향을 지킬 것입니다.
그래서 도시의 교육정책도 못난 소나무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잘난 소나무는 잘난 소나무대로 열심히 키워야 하겠지만,
평생 동안 고향을 지키게 될 못난 소나무들을,
우리가 쉽게 생각하고 소외되게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 말은 자식이 잘되면 고마운 일이지만
자식이 평범하게 성장하더라도
구박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오히려 더 정성스럽게 키워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



이 아이가 결국은 내 곁에 오래남아
막힌 하수구를 뚫어주고,
전구를 바꿔주고,
내가 아프면 나를 업고 병원으로 달려갈 놈이기 때문입니다. ,



못난 소나무도 함께 모이면 울창한 숲이 됩니다.
서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못난 소나무가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



The River In The Pine / Joan Baez

From the river in the pines

'Twas early in the morning
In Wisconsin dreary climb
When he ruled the fatal rocket
For that last and feudal time
They found his body lying
on the Rocky shore below
Where the silent water ripples
And the whispering cedars blow

Now every raft or lumber
That's come down, the chip away
There's a lonely grave that's
visited by drivers on their way
They plant the wild flowers upon it
In the morning fair and fine
'Tis the grave of two young lovers
From the river in the pines

새들이 지저귀기 시작했을 때
오~ 그 때 메리는 처녀였지.
이른 봄 피어나는 장미보다
더 달콤한 처녀였지.
그녀는 발랄하고 행복했으며
아침도 쾌활하고 좋았지.
왜냐 하면 그녀에게는
솔밭 사이로 흐르는 강물의 소년이 있었기에...

이제, 그소년 찰리는
나무들에 새싹이 돋아나고
새들이 울기 시작하는 이른 봄에
메리와 결혼을 했어.
하지만 이른 가을,
과일들이 와인으로 익어갈 무렵,
내 사랑아 솔밭 사이로 흐르는 강으로부터
너에게로 돌아간단 말을 남기고 갔지.

그 마지막 봉건시대를 위하여
운명의 로켓을 다룬 것은
이른 아침
위스콘신의 음울한 등반에서였어.
사람들은 바위 많은 해변가에 누워있는
그의 시체를 발견했지.
물이 잔잔하게 넘실대고
히말라야 삼목(杉木)들이 속삭이는 곳이었드랬어.

모든 뗏목과 통나무들이 날라지고
나뭇가지들은 치워지고
여행자들이 더러 들어보는
쓸쓸한 무덤이 하나 생겼지.
바람이 솔솔 부는 좋은 아침
그들은 그 위에 꽃을 심었어.
솔밭 사이로 흐르는 강가에
두 젊은 연인들의 무덤을 기리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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