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숨죽여 우는 것 말고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현아는 자신이 아픈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부모님이 우는 이유가 자신 때문이란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안해합니다.
아이를 가진 기쁨은 우주를 얻는 것 같았고, 불면 날아갈까, 쥐면 부서질까 아이를 품은 열 달 동안 어느 것 하나 조심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열 달을 함께한 내 딸이 세상으로 나온 날, 우린 만날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때도 전,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아무 일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하고 또 기도하며 기다리는 것 말고는..
지우개가 있으면, 박박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그 날 남편이 저에게 건넨 한 마디를
"현아가 많이 아픈 가봐."
2010년 5월 현아가 태어났습니다. 엄마는 현아가 태어나 4일이 지난 후에야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있었고, 믿기지 않는 현실과 마주해야만 했습니다.
누구보다 예쁜 모습으로 엄마와 첫 만남을 하고 싶었을 현아.
그러나 현아는 태어남과 동시에 피부 곳곳이 벗겨져 있었고 우렁찬 울음보다 고통에 몸부림치며 울부짖는 모습으로 엄마와 만나야 했습니다.
현아를 더 힘들게 하는 건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호전되지 않는 몸 상태와 태어나 지금까지 함께 자라온 고통의 무게입니다.
현아의 병명은 '열성형 이영양성 수포성 표피박리증'
피부만이 아닌 눈, 식도, 장기, 치아상태도 조금만 스쳐도 피부가 벗겨지고, 손톱, 발톱도 빠진 지 오래 전이고, 치아 또한 약해 쉽게 부서지고 녹아내립니다.
그러나 현아는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 고통을 씩씩하게 이겨내며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고통의 무게를 정말 작게라도 덜어줄 방법은 꾸준한 병원치료지만, 앞으로 현아에게 해줘야 할 여러 가지 수술, 치료재가 대부분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병원비조차 마련해 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부모는 현아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도 수군거림도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그러나, 현아의 고통을 덜어줄 병원치료가 돈이 없어 중단되는 현실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 가장 힘겹습니다.
부모는 기도합니다. 현아가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잘 버텨주길...
현아가 예쁜 모습으로 거울 보며 웃을 수 있게 해주세요. 여러분의 도움의 손길이 끊이지 않는다면 그 날은 반드시 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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