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아끼고 싶은 사람에게 드리는 글

운우(雲雨) 2012. 7. 22. 09:53

우리 몸의 혈액에는 백혈구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신체에 이상한 병균이 쳐들어오면 그 침

입자를 몸 밖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백혈구가 침입자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면

아름다운 사랑이 느껴집니다.

"넌 왜 그렇게 더럽니? 넌 쓸모 없는 존재야!"

백혈구는 병균에게 심한 욕설을 하는 일도 없고,

렇다고 무작정 싸워서 무찌르는 일도 없습니다. 백혈

구는 병균이 오면 아주 깊은 사랑으로 그를 감싸준

다고 합니다.

그 침입자는 백혈구의 따뜻한 사랑에 감동해서 그렇

게 스르르 녹아 버린다는 것입니다.

보기 싫든 지저분하든 가리지 않고 백혈구는 자신의

몸이 썩어 들어가는 줄도 모른 채 그렇게 다 껴안아

준다는 것입니다.

다 준다는 것, 당신 자신의 것 마저도 다 꺼내 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차마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사랑이 그리 쉬운 거라면 이 세상의 눈물은 이미 말

랐을 테지요.

미움과 슬픔과 아픔과 증오마저도 결국 당신 안에서

그대로 녹아 사라지길 바랍니다.

바다같은 마음, 당신 안에 그런 바다 하나 쯤은 갖

고 계시겠지요.

<김현태님의 '문득 당신이 그립습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