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무형의 악보 / 오남희

운우(雲雨) 2019. 2. 9. 23:58

무형의 악보 / 오남희

 

 

가을의 악보는 형체가 없어도

대자연의 노래를 연주한다

 

 

매미는 숲속에서 노래하고

어둠 속에서도 연주는 계속된다

 

 

때로는 피를 토하다가도

바그러지는 낙엽이 되어

숲 속 가득히 쌓이고 쌓인다

 

 

아침 햇살과 초록의 숨결로

무형의 악보들이 강르를 켠다

 

 

이 숲 저 숲

초록바람 나르며

빈 하늘을 켜는 바람의 날개 위로

귀뚜라미가 뜨르륵 뜨르륵

알 수 없는 암호를 타전한다.